
2120년
세계는 많은 과학적 진보를 이루었으나, 삶의 양식은 1세기 전과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수많은 의사들의 골머리를 썩게 한 많은 불치병의 치료제가 개발되었고,
덕분에 인간의 수명은 50년 가까이 증가했으며
인간들이 여태까지 갈구해 온 <조금 더 건강하게 오래 살기>가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전쟁은 존재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악당들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테러범은 여전히 도시를 점령하려 하고, 국가는 그들과 싸운다.
완벽하게 평화로운 시대는 없는 것이다.
2120년 초겨울
한국의 K 방송국으로 하나의 소포가 도착했다.
발신인이 표기되지 않은 소포는 매우 가벼웠으며, 편지 한 장조차 들어있지 않았다.
안에 든 것은 평범한 USB 한 개.
▲USB의 내용을 확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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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국가의 가장 큰 방송국마다 이 USB가 보내졌다.
모든 방송국은 이 영상을 확인했지만,
허풍이나 장난으로 알고 한 귀로 흘리거나 국가의 압박으로 윗선에서 잘라버리는 등
사정상 방영을 할 수 없는 그런 곳이 거의 대다수였다.
2121년 봄
인도의 중심가에 스포츠 백 크기 정도의 금속질 통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낙하의 충격으로 터진 통 안에서 시커먼 연기가 도시의 시민들을 덮치자마자
그들은 이상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얼굴과 몸을 부여잡고 괴로워했으며, 괴성을 지르며 괴로워하다가
갑자기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며 주변의 사람들을 물어뜯어 죽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정처 없이 주변을 떠돌았다. 마치 영화에서나 본 좀비들처럼.
이 현상은 인도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니었다.
차례차례 국제 뉴스 속보로 좀비화 현상에 대해 보도가 쏟아져 나왔고
그들의 증상은 공통적이었으며, 하늘에서 철통이 떨어져 검은 연기가 뒤덮었다는 항목조차 똑같았다.
그제서야 국제사회에 긴급 재난 경보가 걸린 것이다.
이 방송을 보도하고 진작부터 경계하고 있던 러시아.
테러 받은 지역을 빠르게 분리하여 꽤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은 독일.
운이 좋았던지, 철통으로 인한 테러를 아직 받지 않아 감염자가 적은 한국.
세 국가를 기점으로 '셸터'가 긴급하게 설립되었다.
그들은 아직 감염되지 않은 생존자들을 수용하고
약간이라도 감염 증세를 보이면 즉시 처단하는 방식으로
좀비 바이러스에 대해 철저히 경계했다.
셸터 국가에는 비교적 좀비 감염 횟수가 적었고
대부분이 황폐화된 이 세계에서 격리되었다는 것만 제외하면
사람들은 비교적 예전과 비슷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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